고요의 불순물 황희순 울음과 노래를 분간할 수 없던 그때, 애매미는 까르르까르르 웃고 참매미는 그래도 참아라참아 고함 지르고 나흘째 우화 삼매에 빠져 꼼짝 않는 매미 유충의 툭 불거진 눈 들여다보다가 폭발한 나를 나는 단풍나무 밑에 파묻어버리고 굼벵이로 살기 위해 애매미는 온종일 웃고 매미로 살기 위해 굼벵이는 여름을 또 견디고 웃는 애매미가 궁금한 직박구리는 그를 콕콕 찍어보고 참아라 고함 지르는 참매미를 참지 못하고 물까치는 날름 물어가고 흰나비는 장다리꽃에 질질 끌려가고 참새 따라 날고 싶은 개는 꿍얼꿍얼 욕이나 해대고 단풍나무는 누군가에게 밑동을 베이고 여름내 바장이던 나는 한 달 전 파묻은 나를 찾아 캄캄한 고요를 뒤적이고 뒤적일수록 고요는 첩첩 쌓이고 나는 나에게서 조금씩 멀어져가고 __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