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순 시인 3

2020. 5. 27. 경기도 구리시 대한석상 '임강빈 시비' 제작 과정 참관기

임강빈 선생님 장남 임창우와 함께 구리시 에 갔다.최종태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셨다.생각보다 엄청 큰 시비에 놀라 가슴이 콩콩 뛰었다.나와 동갑인 임창우의 누나 창숙과 동생 창준도 와 있었다.시비 제작 중인 대표 이재순 석장과도 인사를 나누고함께 차도 마시고 과일도 먹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비를 세우게 된 일이그제야 실감이 났다.          ^^^^^^^^^^^^^^^^^^^^2020. 7. 16. 시비건립

사랑방 2021.08.28

파편들

파편들 황희순 주변을 얼씬대던 잠자리가 거미줄에 걸렸다 잠자리도 거미도 꼼짝 않는다 죽길 기다리거나 내 손 눈치챘거나 너희는 운명을 믿는 거니?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이튿날 거미줄엔 잠자리 파편만 하늘하늘, 거미는 여전히 지붕 밑에 딱 붙어 나를 노리고 내 껍질도 거미줄에 전시될지 몰라 우주를 말하자면 우리 서로 다를 게 뭐 있겠냐만 벽돌 던져 뱀을 죽인, 사람이든 무엇이든 별걸 다 고장 낸 너를 단박에 터트릴 수도 있는 무기, 자 봐 무소불위 나의 손, 열 개나 되는 이 손가락 그래서 말인데, 얘야 거미줄 치는 재주가 있다 해도 함부로 까불면 안 돼 모든 목숨은 비밀병기 하나는 품고 살거든 ___ 2020. 여름.

詩쓰기 2020.07.10

살생의 기억

살생의 기억 황희순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거니 숨을 멈추고 우린 서로를 노려보았다 피할 수 없는 찰나가 천년이듯 흐르고 있었다 나를 죽일 수 있는 일생일대 기회가 온 거다 사람으로 변신한 내가 뱀으로 변신한 내게 힘껏 벽돌을 집어 던졌다 명중했다 한 뼘쯤 비어져 나온 꼬리를 마구 흔들었다 수시로 나를 흔들어대던, 저 징그러운 슬픔 오른발에 온 힘을 실어 꾸욱 밟았다 good-by! 나의 슬픔, 뱀이던 나여 나는 자유다 살생을 거들던 그가 축 늘어진 나를 막대기에 걸쳐 들고 닭장 쪽으로 총총 사라진다 ___ 2020. 여름.

詩쓰기 202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