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오리기 111

임강빈 시비, 밤 풍경

손 시린 겨울이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보문산 사정공원 가로등은 생각도 안 했는데 환하게 시비를 비추고 있다 덤으로 오래오래 지지 않을 달빛을 얻었다 선생님 시비가 어둠 속에 서있을 리 없을 테니 얼마나 다행인가 조각품 '기도하는 사람' 그림자가 쓸쓸하지만 무척 아름답다 시비 세우느라 동분서주하던 지난여름이 전생의 일처럼 아득하다 2020. 12. 8. 일기

풍경오리기 202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