꼽등이의 거울
황희순
횡단보도에서 꼽등이를 만났다
20초 안에 바스러질 이 생명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까
잠깐 망설이다
그만두기로 한다
음습한 구석에 있어야 할
날개도 없는 그가
대로를 왜 방황하게 된 건지
이 길 걷고 있는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듯
궁금해 하지 않기로 한다
금세 신호가 바뀌고
차들이 쌩쌩 지나간다
뒤돌아보지 말자
죽거나 살거나 제 운이지
앞서가는
더운 바람 한 점
꼽등이의 거울
황희순
횡단보도에서 꼽등이를 만났다
20초 안에 바스러질 이 생명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까
잠깐 망설이다
그만두기로 한다
음습한 구석에 있어야 할
날개도 없는 그가
대로를 왜 방황하게 된 건지
이 길 걷고 있는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듯
궁금해 하지 않기로 한다
금세 신호가 바뀌고
차들이 쌩쌩 지나간다
뒤돌아보지 말자
죽거나 살거나 제 운이지
앞서가는
더운 바람 한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