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쓰기

꿈의 뿌리

섬지기__황희순 2018. 11. 9. 22:19


 꿈의 뿌리


  황희순




  자고 일어나면 꼭 깃털이 한두 점 빠져있다 한밤중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 이 몸은 본디 날짐승이어서 매일 밤하늘을 배회하는 건 아닐까 다 써버린 욕망 깜빡 잊고 더 높이 날아보려 파닥파닥 애쓰는 건 아닐까


  왜 사람이 개같이 변하는 거니 아니 아니, 변하지 않으면 사람 아니지 누구도 원망 말자 간밤 경찰을 부르라 잠꼬댈 했다는데 살쾡이에게 쫓기기라도 한 것일까 혹시 날개 들킨 건 아닐까


  그들이 떼어간 팔다리머리심장, 쓸모없는 이것들이 언제 이렇게 자란 거야 썩기 전에 뿌리까지 도려내고 사람노릇은 이제 그만두기로 하자 보란 듯 구름 너머 훌훌 날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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