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쓰기

바퀴의 거울

섬지기__황희순 2018. 11. 27. 11:19


바퀴의 거울


황희순



외출했다 돌아오면 물건이

제자리를 조금씩 이탈해 있다

서랍이 열려있거나

책상에 있어야 할 책이 식탁에 있다

이 방에 또 누가 살고 있나

꿈에 나타났다 책꽂이 뒤로 사라진

바퀴벌레? 언제 적 일인데

아직 살아있었어? 그동안

꼼지락거리는 내 손 엿보다가

흉내 내는 건가

이것이 사람을 무시하나

이 별에 먼저 든 자기가

주인 노릇 하겠다는 건가

영장도 아니면서 영장 노릇 한 죄

詩人 행세 한 죄, 너를 죽이려 한 죄

그래그래, 인정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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