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쓰기

무당벌레의 거울

섬지기__황희순 2018. 11. 27. 11:21


무당벌레의 거울


황희순



개미떼에 끌려가는 무당벌레

포기한 걸까, 왜 반항하지 않나

누구 편을 들어줄까

개미굴로 끌려 들어갈 즈음 무당벌레가

지그재그로 줄행랑친다

장난삼아 앞을 막았더니 딱 멈춘다

광속으로 몰려온 개미떼가 다시 끌고 간다

왜 참견했느냐 따지지 마라

어리석은 건 너다

살아있는 한, 발을 깨물고라도

잽싸게 도망쳐야지

언제 어디 어떤 상황이거나

숨 끊길 때까지 빡빡 기어가야지

누구도 탓하지 마라

먹거나 먹히거나, 이도 저도 아니거나

그들 게임이 어떻게 끝났는지, 나는

모르는 일이다




'詩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랄랄랄  (0) 2018.11.27
향어의 거울  (0) 2018.11.27
바퀴의 거울  (0) 2018.11.27
꼽등이의 거울  (0) 2018.11.27
말벌의 거울  (0) 2018.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