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거나 늙었거나
황희순
수많은 날들 빗물처럼 흘려보내고
무엇이든 다시 시작하기에 늦었거나 늙었거나
내가 나를 잊은 건 아닐까
너무 오래되어 AS 안 되는 건 아닐까
고물 삽니다 못쓰는 재봉틀 팔아요…… 고장난 콤퓨
터 테레비…… 고장난…… 못쓰는 못쓰는……
남이 보거나 말거나, 막다른 길이거나 말거나
비틀, 소리 나는 쪽을 향해 몸을 틀었다
여기요 여기!
---<우리시> 201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