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아사나
황희순
의식은 깨워둔 채 온몸을 바닥에 모두 내려놓습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멈췄다 기일게 내쉽니다. 주검처럼 누워 깜빡 쉬는 사이, 들숨과 날숨 너머 棺이 삐꺽 열립니다. 돌아누울 여백조차 없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텅 비어있습니다. 뼈에 박힌 못을 하나씩 뽑아 텅 빈 경계에 징검다리를 놓습니다. 가벼워진 손가락 발가락을 꼼틀거리며 다시 산 사람들 틈에 슬쩍 끼어듭니다. 못으로 놓은 징검다리를 건너 다시는 산 사람들 틈에 끼어들지 않아도 될 그날이 오늘이면 좋겠습니다. 나마스떼.
* 사바아사나(Savasana, 송장자세) : 사바(Sava)〓시체. 다른 요가 아사나 수행으로 생긴 피로를 풀어주고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
___2012. 가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