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밤의 토크
황희순
세상엿같어울구싶다야!희순아……엉?죽구싶어?……우울구싶다구우퍼엉펑……뭐어?또옹통?……에이시벌!어떤개애섀키가오줌갈기고갔네내영역인데……벼엉신
책을 덮는다는 게 전화를 툭 끊고 말았다. 혀 꼬인 말들이 고물고물 방바닥을 기어다닌다. 귓구멍에서 개애-섀키가 자꾸 튀어나온다. 그래, 지나가는 개에게라도 욕 퍼붓고 싶겠지. 목련이 다 지도록 뼈마디마디 잡음 나겠지. 사방팔방 감탕밭이라 여기겠지. 사람이라 싫겠지. 병신 벼엉신, 혼잣말하겠지. 땅이 움푹 파일 때까지 제자리 맴돌겠지. 절반은 저승에 두고 뿌리째 뽑혀야 제 영역 찾겠지. 다시 꿈 기웃대겠지.
___문학청춘, 2012.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