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쓰기

쇼케이스 __2022 대선전(大選戰) 관람기

섬지기__황희순 2021. 10. 17. 19:54

  쇼케이스

  __2022 대선전(大選戰) 관람기

  황희순


  조만간 벗어던질 터이니 가면이라 해두죠. 가면 쓴 이들이 뻥을 튀겨요. 말 한마디에 총천연색 뻥이 활활 부풀어 올라요.

  식용불가 뻥이 문득문득 해와 달과 별을 가려요. 어둠은 절호의 기회라며 사람들 눈과 귀를 쥐락펴락해요.

  색이 다른 왼손과 오른손이 내 손을 우격다짐 잡으려 해요. 빈말들이 난무하는 늪이에요.

  존경존경, 나를 존경하지 말라니까요. 존경보다 존중이 더 필요하다는 걸 왜 모르나요.

  낡은 레퍼토리에 양념을 쳐가며 허겁지겁 받아적는 저 패들은 또 어느 행성 끄나풀인가요.

  가짜 꼬리가 가짜 날개를 물고 하늘을 누벼요. 동물원이 따로 없어요. 어머, 순정한 동물들을 폄훼했군요.

  빛나는 가을밤, 가면을 빨아대던 날파리똥파리기생파리들은 모두 어디에 붙어 잠을 청할까요.

  풍비박산할 거 같은 아슬아슬한 목청들, 이 시절 가고 나면 거칠던 입 사삭 씻고 돌아앉아 칼을 갈겠지요.

  칼을 갈며 욕을 품겠지요. 또 다른 가면 구하는 건 시간문제예요. 그런 변절붙이 우리 함께 본 적 있잖아요.

  욕이 독 되고 독 되고 다시 독 되어도 해는 뜨고 뜨고 또 떠올라요. 두고두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거울이에요.

  ______작가마당, 2021년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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