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은 척
정바름
꿈속에서 죽은 친구를 만났다
그간 죽은 척했노라고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노라고 했다
꿈을 깨고서도 한참을
정말 그런 줄 알앗다
난감한 일을 만나면 나도
그렇게 슬쩍 세상을 비켜갔다
안 그런 척 또는 그런 척
아무도 모를 거라 자위하며
철저히 주변을 속여왔다
나조차도 내게 속곤 했다
심지어 나는 오랜 세월을
살은 척하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__정바름 시집 <빛비>에서
___정바름 시인 : 1964년 충북 영동 출생/1993년 <한국시> 등단
시집 <사랑은 어둠보다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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