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진하는 木手
_정형외과 병동 724
황희순
검지와 중지를 톱날같이 치켜든 의사가 노인의 무릎 아래와 위를 마름질한다. 여기서 여기까지 이만큼, 되도록 무릎은 남기려고 하는데… 어…어… 그…글쎄요, …봐야겠습니다. 톱날 지나간 자리에 그어진 붉은 펜 자국이 주름진 허벅지를 파고든다.
쪼그려 앉아 밤을 지새운 노인이 절룩절룩 낭떠러지를 걷는다. 엄니, 그만 좀 누우세요. 아~아~아녀, 괜찮어 괜찮어, 원제 또 걸어보겄냐. 이동침대가 병실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다. 한 발짝만 더, 한 발짝만 더더, 지팡이가 몇 시간 후면 잘릴 썩어 들어가는 오른발을 자꾸자꾸 끌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