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쓰기

蛇足之夢

섬지기__황희순 2018. 8. 4. 11:56


  蛇足之夢사족지몽

   

  황희순



  뱀딸기도 처음엔 달콤했대. 이쁘기까지 한 그것이 잘난 체를 넘치게 해서 神이 단맛만 빼앗고 뱀 곁에 뱀처럼 기어 다니게 만들어놓았다는 거야.


  뱀이 침 발라 놓았다는 그걸 할머니 몰래 따먹었다고 했잖아. 맛을 잃은 뱀딸기가 복수한 거야. 저를 탐한 어린 내게 덤터기를 씌운 거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사람 시늉을 이토록 오래 할 수 있겠어. 이십 년 전에도 말했지, 사람으로 둔갑한 나를 아무도 눈치 못 챘다고.


  모퉁이 들어서야 빛나는 이 비늘, 밤이면

  세상을 날면들면, 훨훨 춤추는 긴 목

  아직도 모르겠어?

  

 내 눈, 똑바로 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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