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뉴스
황희순
그가 말했다, 고양이는
배고파도 복종하지 않아
자유를 위해 가출하는 거야
비 그친 청량한 한낮
주차장 모퉁이에서, 그 고양이가
꼬질꼬질한 제 몸을 핥고 있다
더 구석진 곳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뒷다리 한쪽을 번쩍 들어 샅샅이 핥는다
바람조차 없는데 이따금 소스라치며
발바닥에서 꼬리 끄트머리까지 빼놓지 않는다
제가 뱉은 말은 제 몸에 반드시 달라붙는 법
지저분해진 저 혀는 어쩔 것인가
오물까지 소화시킬 능력이 생겼나보다
몸치장 끝낸 그가 거울을 보며 덧붙인다
개는 주인에게 아부하잖아
세상엔 말이야, 진실을 외면하는 잡종들이
너~무 많아, 고양이는 절대 그러지 않거든
우이쒸, 가출이나 할까?
노랑목도리담비가 고양이를 사냥하는 장면이
뉴스다, 한 마리는 도망치고 한 마리는 잡혔단다
담비에게 잡힌 게 혹시……,
__2018. <작가마당> 상반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