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기·책읽기

그 여자의 그랑부르 7__11월의 사랑아/조윤희

섬지기__황희순 2017. 7. 25. 20:46

 

그 여자의 그랑부르 7

__11월의 사랑아

 

조윤희

 

 

그 여자는 가끔

자기 몸에서 날아오르는

새의 날갯짓을 본다네

지나간 시간의 겨드랑이 사이로

불쑥 들어오는 손

무수히 떨어져내리는 깃털들

그녀를 스쳐지나간

바람의 수를 헤아려본다네

자기 상처만큼의 허물들을

몰래 벗어놓고 떠나간 자들

어느새 그 여자의 겨드랑이 사이에

관록으로 붙어

그 여자의 시간에

발목 잡힌 슾픔이 울고 있다네

11월의 앙상한 나무 사이에 걸려 있는

초생달

그 여윈 사랑이

아프다고 내려달라고

울부짖는다네

 

 

**조윤희 시집 <모서리의 사랑> 에서

**조윤희 시인 : 전남 장흥 출생/1990 '현대시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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