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점
황희순
봄
내 몸에 별 하나 살고 있다. 그 별 반짝 소리 내면 침을 꽂는다. 살 속으로 슬슬 침 밀어 넣으면 아린 중심에 가 닿는다. 중심을 내놓은 별이 또 다른 별을 만든다. 한 번도 나를 떠나본 적 없는 별, 몸이 천체다. 별이 나침반이다.
여름
무릎을 떠돌던 별이 어깨에 붙박여 산다. 곡지 후계 합곡……, 혈 깊이, 더 깊이 침 밀어 넣으면 온몸의 신경줄이 오드득 빨려 들어간다. 중심을 내놓지 않는 별을 쫓아 좌표 없이 고빗사위를 건너는 중이다.
가을
혓바늘을 족집게로 쏙 뽑아낸 후 퓨즈 나간 전등처럼 내 몸이 꺼졌다. 그날 이후 컴컴한 머릿속을 사각사각 좀이 갉아먹는다. 지구의 축이 조금, 아주 조금 방향을 틀었을 뿐인데 반짝거리던 별은 누가 물어갔나. 나는 죽었나 살았나. 왜 아프지 않은가. 천체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겨울
어깨에 별이 다시 돋았다. 컴컴하던 몸이 환해졌다. 엑스레이로 찾아낸 별은 석회였다. 새끼손톱만한 그것이 가으내 나를 질질 끌고 다녔던 거다. 침으로 다스릴 수 없는 붙박이별, 고장난 나침반. 하늘에 별이 낭자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___<다층, 2010.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