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기·책읽기

동행/김승기

섬지기__황희순 2007. 2. 26. 21:11

 

동행

 

김승기

 


나목裸木이 
무너지듯 기댄다

옆에 있던 헐벗음이 
그 무게를 온전히 받는다 
자신도 고개 떨구고
못내 같이 기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둘은 서로의 상처를 핥고 

그렇게 겨우 새살 돋은 아침

자신의 무게를 빼내어
절둑절둑, 다시 세우는 길

그래그래, 
뒤돌아보지 않기
그래그래, 
자꾸 돌아보며 
울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