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눈 속으로 들어가기
황희순
화분에 버려둔 해바라기를 비둘기 한 쌍이 날아와 쪼아먹는다 순한 눈 가까이 보고 싶어 다가갔다 갸웃갸웃 나를 읽더니 날아간다 쌀을 한 줌 갖다 놓았다 이젠 하루에도 몇 번씩 날아온다 읽을거리가 있다는 듯 눈을 맞춰도 날아가지 않는다 콕콕 쌀을 쪼을 때마다 살肉이 따끔거린다 비둘기는 틀린 글자만 쪼아먹는다 상처는 오자다 오자는 뿌리가 깊다 오자투성이 내 몸이 교정되고 있다 매끄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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