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쓰기

그림자놀이

섬지기__황희순 2023. 1. 15. 10:40

그림자놀이

황희순

 

쥐로 살거나 개미로 살거나 뭐가 다르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의심하며

사람 아니면 어쩌나 가슴을 쓸어내린 적 있지

그런 때도 있었어
내 속에 들어앉은 나를 오래 모른척했지

내 눈을 봐, 뭐가 보이니
혹시 벽돌에 눌린 뱀?

그랬지, 한때
사람 아닌 적 있었지

내가 나를 꾸욱 밟아
죽인 적 있지

그래서 말인데, 솔직히 말해봐
나는 어디에 쓰는 도구니

나는 왜 나를 지울 수 없는 거니

__<작가마당> 2022.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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