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놀이
황희순
쥐로 살거나 개미로 살거나 뭐가 다르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의심하며
사람 아니면 어쩌나 가슴을 쓸어내린 적 있지
그런 때도 있었어
내 속에 들어앉은 나를 오래 모른척했지
내 눈을 봐, 뭐가 보이니
혹시 벽돌에 눌린 뱀?
그랬지, 한때
사람 아닌 적 있었지
내가 나를 꾸욱 밟아
죽인 적 있지
그래서 말인데, 솔직히 말해봐
나는 어디에 쓰는 도구니
나는 왜 나를 지울 수 없는 거니
__<작가마당> 2022. 하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