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의 거울
황희순
초파리는 제 피가 붉다는 걸
알고 있을까
벽에 붙은 그를 친 손바닥에
쉼표만한 피가 한 점 묻어났다
심장이 있었던 거니
붉은 네 심장을 내가 터트린 거니
죽은 듯 고요한 나날
벼랑의 현기 견디는 너를
밀어버린 거니
이 고요 어떻게 뼈져나갈까
궁리하는 너를 지워버린 거니
맘 놓고 앉아있을 곳은 없단다
두리번대다 지워진 목숨이
어찌 너뿐이겠니
한밤을 지키는 별은 모두
이 땅에서 지워진 눈빛
너도 별이 되겠구나
내가 별이 될 때까지 나를
지켜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