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쓰기

초파리의 거울

섬지기__황희순 2018. 9. 3. 14:11


초파리의 거울


황희순



초파리는 제 피가 붉다는 걸

알고 있을까

벽에 붙은 그를 친 손바닥에

쉼표만한 피가 한 점 묻어났다

심장이 있었던 거니

붉은 네 심장을 내가 터트린 거니

죽은 듯 고요한 나날

벼랑의 현기 견디는 너를

밀어버린 거니

이 고요 어떻게 뼈져나갈까

궁리하는 너를 지워버린 거니

맘 놓고 앉아있을 곳은 없단다

두리번대다 지워진 목숨이

어찌 너뿐이겠니

한밤을 지키는 별은 모두

이 땅에서 지워진 눈빛

너도 별이 되겠구나

내가 별이 될 때까지 나를

지켜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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