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기·책읽기

또 다른 세상/유재영

섬지기__황희순 2013. 8. 4. 20:30

또 다른 세상

 

유재영

 

 

말간 귀를 세운

은사시나무가

비발디를 듣고 있다

야윈 바람은

가볍게 가볍게

발을 헛딛고

방금 숲으로 달려나온

찌르레기 울음소리가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있다

얼마를 버리고 나면

저리도 환해지는 것일까

오늘도, 나뭇잎에는

나뭇잎 크기의

햇살이 얹혀 있고

눈물에는 눈물 크기만 한

바다가 잠겨 있다

 

__________유재영 시집 "변성기의 아침"(2013, 한국대표시인선 100, 시인생각)에서

 

 

유재영 시인

 

:1948년 충남 천안 출생/1973년 박목월 추천으로 시, 이태극 추천으로 시조 추천/시집 "한방울의 피" "절반의 고요" 등/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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