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 시_ 김남조 - 1927년 경북 대구 출생. 시집 『목숨』『나무와 바람』『겨울 바다』『사랑 초서』『빛과 고요』『바람 세례』『평안을 위하여』 등과. 시선집 『가난한 이름에게』, 콩트집 『아름다운 사람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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