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기·책읽기

DMZ/정채원

섬지기__황희순 2019. 10. 8. 21:02

DMZ

 

정채원

 

 

너와 나 사이

금지된 땅이 있다

 

발목이 잘려나간 고라니가 절룩거리고

짐승 같은 꽃이 핀다

너와 나 사이

서로 부둥켜안은 유골이 묻혀 있다

 

눈 감고 앉아서도

수천 번 철책을 넘은 적 있다

폭풍 지뢰 너머

바람의 손을 잡고

 

너와 나 사이

분계선이 있다

한시도 내 너를 잊은 적 없다

 

*정채원 시집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에서

 

**정채원 시인 : 1996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일교차로 만든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