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의 목격자, 벽
황희순
당신은 왜 동물을 싫어하나요
울부짖는 개, 사로잡힌 짐승에 대해서는
왜 밝히지 않나요
연못에서 지네와 비슷한 벌레를 봤어요
수면을 떠다니다 물속으로 들어가더군요
흙탕물이 일어났어요 당신은 그 벌레 같아요
인간은 신의 사랑이 아니라 증오를 선택했지요
당신 살점에 마스터플랜이 있어요
운명을 안다면 바보짓을 안 할 거예요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당신은 알 수 없어요
에니그마로부터 흐릿하게 볼 수 있을 뿐
끝없는 거미줄이 죽은 자들을 연결해요
어떻게 이런 미래상을 거부할 수 있겠어요
당신이 저지른 모든 일은 처음이 아니에요
생각이 없는 것, 그것도
죽은 자들과 함께 묻히지 않았어요
그들이 당신 마음에 자신들의 죄를 남겨놓았어요
기적은 단순하지 않아요
신은 일이 잘못되게 하고 시간을 낭비하게 해요
하여 당신은 절대 늙는 걸 배우지 못할 거예요
어둠은 사람의 기세를
꺾어놓기도 하고 끌어당기기도 해요
지난밤 같은 수많은 밤이 마지막 밤까지
계속되겠지요, 그 후 고요함만 남겠지요
*위 시는 영화 <사탄의 태양 아래서> 대사 참조.
ㅡㅡㅡ2018. <강원작가> 2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