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 저승 간
두 살 아래 남동생 황헌식
비슷한 표정을 찾아 나란히 놓으니 닮았다
못난 코가 닮았고 입이 턱이 눈썹도 닮았다
우린 왜 똑같이 카메라 앞에서
환히 웃질 못하고 반만 웃었을까
어려서는 5남매 중 이 동생과 내가
엄마를 제일 많이 닮고 나머진
아버지를 닮았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다
마음이 모자라 살아있는 동안
다정하게 대해 주지 못했다
하지만 늘 염려하고 잘 살길 바랬다
이제 와 다ㅡ 무슨 소용 있나
속이 다 썩어 문드러져 없어진 줄 알았는데
썩을 속이 남아있다니...
속이 또 썩고 있다
밤새 약을 빌어 죽은 듯 잤다
눈을 뜨니 이미 날이 밝아있었다
이제 오늘부터 동생 없는 이 고해를 살아내야 한다
그냥 또다시 고갈된 힘을 억지로 짜내어
살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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