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기·책읽기

즐거운 나의 집/엄태경

섬지기__황희순 2014. 5. 5. 12:34

 

즐거운 나의 집

 

엄태경

 

 

달과 함께

집에 왔다

 

나의 집

언제부터랄 것도 없이 듣지도

말하지도 않고 아무것도 먹지 않고

우두커니 한 곳을 지켜보더니 심심하다

배고프다 참 재미없다 이렇다

저렇다 말 한마디 없이 그냥

휑하니 집이

 

집이 나가버렸다

 

달과 함께

나만 남았다

 

너도 나가라

달아

 

아주 멀리서

박수소리가 들렸다

 

____2014. <작가들>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