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기·책읽기

로맨스/임강빈

섬지기__황희순 2022. 9. 25. 11:01

로맨스


임강빈



싹뚝싹뚝
가지를 치며
점점 커지는 하늘

버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가차 없이 베어버릴 때의
이 후련함

가득 차 있을 때보다
조금 모자라다 싶을 때의
포만감

살다가 살다가
단순해지는
늘그막의 로맨스


**임강빈 시집 <나는 왜 눈물이 없을까>에서
**임강빈 시인 : 1931~2016 / 1956년 <현대문학> 등단 / 시집 <동목>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