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자발적 유배 21일째__제주
섬지기__황희순
2021. 4. 20. 07:45
아픈 4월이 천천히 가고 있다
달력을 보지 않기로 했어도 습관적으로 몸이 알아차린다
이래도 저래도 마지막까지 견디며 살아야 한다
지울 수는 없어도 가끔 잊고도 산다
징글징글한 나쁜 기억을 품고 말이다
지옥은 이승에 있는 것이지 저승에 있는 게 아니다
저승은 그저 상상 속 세상, 지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안다
5월 중순쯤 유배를 끝내려 했으나 보름은 앞당기기로 한다
지금의 내가, 이 시간이, 여기 바다가, 지루해졌다
새로울 것 없는 일상, 여기나 저기나 마찬가지지
내키는 대로 흘러가기, 흘러가는 대로 그냥 견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