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쓰기

오독

섬지기__황희순 2016. 9. 20. 13:20


오독


황희순




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눈을 잃은 듯 풍경이 어두워진다

제 알을 먹는 송어처럼, 그곳에

저를 바라보는 눈을 먹이로 삼는 이가

놀고 있을지 모른다

저수지를 벗어날 때 언뜻

사라지는 그림자를 본 듯도 하다

내 눈을 슬쩍 취해

물속으로 사라진 그게 꼭

너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저수지에 가야만 환해지는 하늘을

네 얼굴만 환하게 보이는 이유를

말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