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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월이 있었다/최승자

섬지기__황희순 2012. 9. 17. 17:19

 

한 세월이 있었다

최승자 

 

 

한 세월이 있었다
한 사막이 있었다
 
그 사막 한가운데서 나 혼자였었다
하늘 위로 바람이 불어가고
나는 배고팠고 슬펐다
 
어디선가 한 강물이 흘러갔고
(그러나 바다는 넘치지 않았고)
 
어디선가 한 하늘이 흘러갔고
(그러나 시간은 멈추지 않았고)
 
한 세월이 있었다
 
한 사막이 있었다
 
 
시_ 최승자 - 1952년 충남 연기 출생. 시집 『이 時代의 사랑』『즐거운 日記』『기억의 집』『내 무덤, 푸르고』『연인들』『쓸쓸해서 머나먼』 등과 번역서 『굶기의 예술』『죽음의 엘레지』『침묵의 세계』『자살의 연구』『상징의 비밀』『자스민』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