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기·책읽기

문병/문태준

섬지기__황희순 2007. 11. 19. 11:57

문병

 

문태준

 

 

 

그대는 엎질러진 물처럼 누워 살았지

나는 보슬비가 다녀갔다고 말했지

나는 제비가 돌아왔다고 말했지

초롱꽃 핀 바깥을 말하려다 나는 그만두었지

그대는 병석에 누워 살았지

그것은 水國에 사는 일

그대는 잠시 웃었지

나는 자세히 보았지

먹다 흘린 밥알 몇 개를

개미 몇이 와 마저 먹는 것을

나는 어렵게 웃으며 보았지

그대가 나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으므로

그대의 입가에 아주 가까이 온

작은 개미들을 계속 보았지

 

                                         --<문학의문학> 2007.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