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가 죽은 자에게
황희순
더 이상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말라
귀 막고 입 막고 구멍이란 구멍은 다 막고
웃통 벗고 이를 앙다물며 묶고 또 묶고
혹시 깨어나더라도 다시는 이 세상에
발 디디지 말라, 손도 내밀지 말라
손 묶고 발 묶고, 묶고 또 묶고
땅속 깊이 묻고도 불안하여
꼭꼭 다져 밟고 또 밟고
울며불며 뗏장 덮고
소금도 뿌리고
뒤돌아보고
또 보고
보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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