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쓰기

산 자가 죽은 자에게

섬지기__황희순 2006. 1. 30. 16:11
 

 

산 자가 죽은 자에게
황희순

더 이상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말라

귀 막고 입 막고 구멍이란 구멍은 다 막고

웃통 벗고 이를 앙다물며 묶고 또 묶고

혹시 깨어나더라도 다시는 이 세상에

발 디디지 말라, 손도 내밀지 말라

손 묶고 발 묶고, 묶고 또 묶고

땅속 깊이 묻고도 불안하여

꼭꼭 다져 밟고 또 밟고

울며불며 뗏장 덮고

소금도 뿌리고

뒤돌아보고

또 보고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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